① 600만년 진화가 우리 몸에 새긴 비밀: 왜 채식인가?

나는 1970년 생으로 태어나서 2025년 10월까지 왜 채식을 위주로 식사를 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학교에서도 주변 사람들에게서도 왜 채식이 중요한지 배우거나 듣지 못했다. 대신 어머님께서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도 자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 주시는 분이셨고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육류 음식을 더 귀하게 자식들 앞에 내놓으셨기에 우리들은 육류 음식은 더 비싸고 귀한 음식이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55년을 산 것이다.

내 나이가 만 45세가 넘어가면서 몸이 무겁고 피곤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결국 당뇨병 판정을 받고 그때부터 당뇨약과 고혈압 약을 먹게 되었다. 키 171cm에 몸무게는 71kg에서 72kg 사이를 유지하며 아무리 노력해도 65kg 정도로 빠지지 않았다. 몸이 좀 가벼웠으면 하는 바램을 늘 가졌지만 몸무게는 빠지지 않고 오히려 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무언가 바꾸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엇부터 바꾸어야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지는지 모르고 오히려 나 정도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건강이 양호한 편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에게 결국 큰 변화가 닥쳐온 것이다.

가족의 아픔과 삶의 큰 변화가 찾아온 날

나는 2025년 9월 15일을 잊지 못한다. 그날은 횡성에 살고 있는 누이를 내 차에 태우고 수원에 있는 성빈센트 병원에 가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당시 회사가 서울에서 경상북도 경산시로 이전해서 나도 경산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에 회사에 하루 휴가를 내고 횡성에서 누이를 모시고 수원에 있는 병원에 가게 된 것이다.

누이는 나이 18세에 루프스 판정을 받고 신장 기능이 약화 되어 여동생의 신장을 이식 받았으나 뜻하지 않게 암이 발생하였고, 암이 발생한 신장과 방광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식 받은 신장에는 오줌주머니를 차고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누이가 얼마전부터 혈뇨가 보이고 몸이 피곤하여 병원에 가게 된 것이다. 당시 팔순이 넘은 아버지가 파킨슨 병 진단을 받고 어머니의 간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부모님은 병원에 함께 갈 형편이 못 되어 내가 경산에서부터 올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그날 누이와 나는 암이 재발하였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의사의 말을 듣게 되었다. 나는 누이를 다시 횡성 집에 데려다주고 급히 경산으로 내려오는 차 안에서 조속한 시일 내 퇴직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였다. 내가 횡성 집에 오지 않으면 팔순 노모마저 쓰러질 수 있다는 긴박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간병의 시간 속에서 마주한 또 다른 세상

그렇게 나는 9월 말일부로 퇴직을 하고 10월 1일부터 횡성으로 거처를 옮겨 파킨슨 병을 앓는 아버지와 암 환자인 누이를 팔순의 노모와 함께 돌보기 시작하였다. 10월 중순부터 누이는 성빈센트 병원에 1주나 2주 동안 입원을 반복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고 나는 누이를 따라 병원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병원 생활을 하게 되었다.

암과 그에 따른 통증으로 아파하는 누이를 바로 곁에서 보며 통증의 절반 정도가 내 몸에 전해지는 느낌을 받곤 하였다. 그리고 병원에서 24시간을 생활하다보니 세상에 이렇게 많은 환자가 이렇게 많은 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구나 느끼게 되었고 병원은 내가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세상이었다. 그동안 병원에 오지 않고 살았던 나는 거의 기적과 같은 은혜를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는 사이 병원에서 암을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 참고가 될 만한 책들을 읽기 시작하였고 그 중에 한권이 나에게 깊은 영향을 준 "맥두걸 박사의 자연식물식(존 맥두걸, 2018, 사이몬북스)" 이었다.

맥두걸 박사의 자연식물식
맥두걸 박사의 자연식물식

인류의 진화 과정이 말해주는 채식의 당위성

왜 채식이 중요한가를 말하기 전에 나는 우리 몸의 진화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 몸은 대략 600만년 전부터 유인원과 갈라져 현생 인류로 진화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유인원의 진화까지 포함한다면 더 장구한 세월이 흘렀겠지만 현생 인류만으로도 인류는 600만년이나 진화해 온 것이다.

그 600만년의 대부분을 인간은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며 살았다. 그러다가 단지 1만년 전부터 농경 생활을 시작하며 현재와 비슷한 식습관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의 식습관은 각종 유해한 가공식품이 시중에 범람을 하여 1만년 전에 시작된 식습관에 비해 더 해롭다. 인간의 몸이 진화해온 600만년을 24시간으로 바꾸면 농경 생활의 시작은 단지 2분 정도에 불과하다. 무려 23시간 58분을 인간은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며 진화해 온 것이다. 인간의 몸은 이렇게 채식을 하도록 진화해 온 것이다.

운동 없이 쌈채소로 이뤄낸 3개월의 기적

나는 누이를 간호하며 내가 쓰러지면 팔순의 노모마저 쓰러질 수 있겠다는 절박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렇지 않았다면 실천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맥두걸 박사의 자연식물식을 읽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것부터 실천해 보기로 하였다. 그것은 채식 위주의 식사였다.

성빈센트 병원 앞에는 쌈채소를 무한정 먹을 수 있는 “동가네”라는 식당이 있다. 이곳에 가서 항상 점심식사를 하며 쌈채소를 배불리 먹었다. 맥두걸 박사가 책에서 이야기한 대로 쌈채소는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마음껏 먹어도 소화에 문제가 없고 더부룩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아침과 저녁은 많이 먹을 형편이 못 되었고 누이 간병을 하느라 술은 전혀 입에 댈 기회가 없었다.

그렇게 1개월이 지나면서 불룩했던 중년의 배가 들어가기 시작하고 쌈채소가 너무 맛있어지고 대신 육류를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졌다. 3개월 정도가 지나니 당화혈색소가 7.2에서 6.3으로 떨어지고 지방간이 없어지고 몸무게가 65kg로 줄어들었다. 그 3개월 동안 나는 전혀 운동을 할 수가 없었기에 운동은 정말 하나도 하지 않았다. 단지 쌈채소를 포만감있게 먹으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장청뇌청, 내 몸의 신호에서 시작되는 몸철학

대장은 30조개의 미생물이 살아 움직이고 이 미생물 중에는 좋은 미생물과 나쁜 미생물이 있다고 한다. 인간의 면역을 강화하는 좋은 미생물은 쌈채소에서 나오는 식이섬유를 좋아하여 쌈채소를 많이 먹으면 면역력도 좋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말도 있다. “장청뇌청”, 즉 “장이 깨끗하면 뇌도 맑다“는 말이다. 육류와 가공식품을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아 더부룩해지면, 기분도 나빠지고 머리도 무겁게 된다. 나는 이 3개월의 경험을 통해 몸철학을 몸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요즘 나는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한다.

”무엇이 나에게 좋은 음식인지 아는 방법은 간단하다. 음식을 먹고 1시간 이내로 소화를 시키면 나에게 좋은 음식이고 소화가 잘 안되어 더부룩하거나 불쾌한 기분이 들면 나에게 나쁜 음식이다“

몸철학은 내 몸이 나에게 전하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것이 소중한 내 몸을 돌보는 첫 걸음이다. 인간의 몸은 채식을 하도록 진화되었다. 채식을 하면 인간의 몸은 저절로 건강해진다.

👉 다음 글 바로가기 ② 내 몸을 경외감으로 바라보다

몸철학 드림.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① 조문도석사가의(朝聞道夕死可矣)에서 도란 무엇인가?

③ 스트레스와 편도체는 왜 만병의 근원이 되었나